돌아가시기 전에 뺀 돈이 상속재산이 되는 경우
사망 직전에 통장에서 큰돈이 빠져나갔거나 부동산이 팔렸는데 그 돈의 행방을 설명하지 못하면, 세법은 그 금액을 상속인이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해 상속재산에 더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 실제로 어디에 썼는지 밝히지 못하면 상속세를 피하려 미리 빼돌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추정'이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확정이 아니라 추정이므로 용도를 입증하면 뒤집을 수 있습니다. 병원비·간병비로 썼다면 영수증이, 다른 사람에게 갚았다면 계좌이체 내역이 그 입증 자료가 됩니다.
기준금액을 넘어야 규정이 적용된다
모든 인출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 종류별로 합계가 기준금액을 넘어야 이 규정이 작동합니다.
-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2억 원
-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 5억 원
여기서 자주 놓치는 것이 재산 종류별로 따로 판정한다는 점입니다. 현금·예금·유가증권, 부동산과 부동산에 관한 권리, 그 밖의 재산이 각각 별개의 묶음이며, 예금에서 1억 5,000만 원, 부동산에서 1억 5,000만 원이 나갔다면 합계는 3억 원이지만 어느 묶음도 1년 기준 2억 원에 미치지 못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계산기는 한 종류 한 건만 받으므로, 종류가 여럿이면 각각 따로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가산되는 금액은 밝히지 못한 금액 전부가 아니다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용도 불분명 금액이 그대로 더해지지는 않습니다. 그중 일부는 일상적인 소비였을 수 있다고 보아 다음 금액을 뺍니다.
가산액 = 용도 불분명 금액 − MIN(처분·인출액 × 20퍼센트, 2억 원)
처분·인출액이 10억 원을 넘으면 20퍼센트가 2억 원을 초과하므로 차감액은 2억 원에서 멈춥니다. 뺀 결과가 0보다 작으면 가산액은 0원입니다.
실제 숫자로 보는 계산 예시
아래는 총상속재산 10억 원, 배우자와 자녀 1명이 상속인인 경우입니다.
1년 이내에 예금 3억 원을 인출하고 그중 2억 5,000만 원의 용도를 밝히지 못한 경우. 기준 2억 원을 넘으므로 규정이 적용되고, 차감액은 3억 원의 20퍼센트인 6,000만 원입니다. 가산액은 1억 9,000만 원이고 과세표준은 1억 8,500만 원, 납부할 세액은 2,619만 원입니다.
인출이 전혀 없는 경우.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 상속공제 5억 원으로 과세표준이 0원이 되어 납부할 세액도 0원입니다. 위 사례의 2,619만 원은 전액이 이 규정 때문에 생긴 셈입니다.
1년 이내에 1억 9,000만 원을 인출하고 전액의 용도를 밝히지 못한 경우. 기준 2억 원에 미치지 못해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가산액은 0원, 납부할 세액도 0원입니다. 1,000만 원 차이로 결과가 완전히 갈립니다.
같은 3억 원이지만 2년 이내에 인출한 경우. 2년 기준은 5억 원이라 미달이므로 가산액은 0원입니다.
1년 이내에 10억 원을 인출하고 전액의 용도를 밝히지 못한 경우. 20퍼센트는 2억 원이고 차감 상한도 2억 원이라 8억 원이 가산되며, 납부할 세액은 1억 7,314만 5,000원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인출한 돈은 무조건 상속재산에 더해진다" — 기준금액을 넘고, 그중 용도를 입증하지 못한 부분만 대상입니다.
- "기준금액은 전체 재산을 합쳐서 본다" — 재산 종류별로 따로 판정합니다.
- "밝히지 못한 금액이 그대로 더해진다" — 처분·인출액의 20퍼센트(최대 2억 원)를 뺀 나머지가 가산됩니다.
- "현금으로 뽑았으니 추적되지 않는다" — 금융거래 내역은 그대로 남습니다. 오히려 용도를 설명하기 어려워 이 규정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소명에 필요한 자료
용도를 입증하는 책임은 상속인에게 있습니다. 병원비·간병비 영수증, 요양시설 납부 내역, 채무 상환 증빙, 생활비로 쓴 카드 명세처럼 지출의 상대방과 시기가 확인되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사망일 전 2년치 금융거래 내역을 미리 확보해 큰 금액의 흐름부터 정리해 두면 신고 단계에서 다투는 범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