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공제는 한 줄로 더해지지 않는다
상속세 계산에서 "공제"라고 불리는 항목은 여러 개인데, 이들이 모두 같은 단계에서 같은 방식으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은 과세가액을 만들 때 빠지고, 어떤 것은 그 다음 단계에서 빠지며, 마지막에는 전부 합쳐서 한 번 더 잘립니다. 순서를 모르면 계산 결과의 중간값이 예상과 어긋나 보입니다.
0단계 — 공과금·채무·장례비는 공제가 아니라 차감이다
공과금, 피상속인이 남긴 채무, 장례비는
제14조
에 따라 상속세 과세가액을 만드는 단계에서 빠집니다. 아래에서 설명하는 상속공제 (제18조부터 제24조까지)보다 한 단계 앞입니다.
장례비는 일반 장례비용이 최대 1천만 원,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 비용이 별도로 최대 500만 원이어서 합계 1,500만 원이 상한입니다. 이 금액은 상속공제 종합한도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 애초에 상속공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1단계 — 기초공제와 일괄공제 중 큰 쪽
기초공제 2억 원(
제18조
)에 그 밖의 인적공제(자녀·미성년자·연로자·장애인, 제20조)를 더한 금액과, 일괄공제 5억 원(
제21조
) 중 큰 쪽 하나가 적용됩니다. 둘을 더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적공제 대상이 아주 많지 않은 이상 일괄공제 5억 원이 더 큰 경우가 많고, 그래서 실무에서는 5억 원이 기본값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비교의 결과이지 정해진 금액이 아닙니다.
2단계 — 배우자 상속공제는 따로 더한다
배우자 상속공제(제19조)는 1단계와 별도로 더해집니다. 최소 5억 원이 보장되고, 한도 산식에 따라 최대 30억 원까지 늘어납니다. 배우자가 상속인이면 1단계의 5억 원과 합쳐 최소 10억 원이 공제되는 구조가 여기서 나옵니다.
3단계 — 금융재산·동거주택 공제
순금융재산이 있으면 그 20퍼센트가 최대 2억 원까지 공제되고(제22조), 요건을 갖춘 동거주택은 그 가액 전액이 최대 6억 원까지 공제됩니다(제23조의2). 두 공제는 서로 독립적이어서 요건을 각각 충족하면 함께 적용됩니다.
4단계 — 전부 더한 뒤 종합한도로 자른다
1~3단계에서 구한 공제를 모두 더한 값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24조
의 종합한도가 마지막에 한 번 더 자릅니다. 계산 결과에서 공제 항목의 합계와 실제 반영된 공제액이 다르게 보인다면 이 단계가 작동한 것입니다.
순서가 결과를 바꾸는 지점
이 순서는 설명상의 편의가 아니라 세액을 실제로 바꿉니다. 0단계의 차감이 커지면 과세가액이 줄고, 과세가액이 줄면 4단계의 종합한도도 함께 줄어듭니다. 즉 채무를 많이 반영할수록 상속공제로 뺄 수 있는 여지도 같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1단계부터 3단계까지의 공제가 아무리 커도 4단계에서 잘리면 그 초과분은 세액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계산 결과에서 공제 항목을 하나 늘렸는데 납부세액이 그대로라면, 대개 이 지점에서 이미 한도에 닿아 있다는 뜻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기초공제 2억과 일괄공제 5억을 더해 7억을 받는다" — 둘 중 큰 쪽만 적용됩니다.
- "장례비도 종합한도에 걸린다" — 장례비는 과세가액 단계의 차감이라 상속공제 종합한도의 대상이 아닙니다.
- "공제가 많으면 항상 세금이 줄어든다" — 과세표준이 이미 0원이면 공제를 더 받아도 세액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 "배우자공제는 일괄공제에 포함된다" — 별도 항목입니다. 그래서 배우자가 있는 상속에서 공제 총액이 크게 달라집니다.